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길거리에서 혹은 방안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들은 당신의 소유가 아니다. 개인의 아이덴티티(Identity)가 막대한 부를 만드는 데이터 자본의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그 자본의 주권은 개인이 아닌 서비스 제공자들의 전유물이다.
게다가 우리는 무언가를 잘 잃어버린다. 오래 전 여행지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적이있다. 노트북에 스마트폰, 지갑이 가방 안에 들어 있었다. 당연히 지갑에는 신분증과 카드들이 있었다. 급한 마음에 통신사에 가서 핸드폰이라도 먼저 정지시키려 했는데 신분증이 없으니 나를 증명할 길이 없었다. 나는 존재하는데 나를 증명할 수 없는 아이러니.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 신분증, 각종 패스워드, 나만이 알고 있는 신원정보들을 어디서든 쉽고 편리하게 인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재 신원인증에는 2014년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 이후 대체인증으로 다양한 방식들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생체인증은 얼굴, 홍채, 지문, 유전자 뇌파, 음성 등 다양한 인식방식으로 연구되고 있는데, 이중 지문인식은 모바일 사용의 발달로 이미 보편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개인정보의 주권이다. 지금의 인터넷 환경에서 개인의 신원정보를 증명하려면 이를 인증해 주는 ‘신뢰할 수 있는 제3기관’이 필요하다. 공인인증서가 대표적인 수단으로 정부에서 승인받은 인증기관에서 발급해준 공인인증서를 통해 비대면 상태에서도 본인임을 입증해 주는 전자서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기업, 정부, 기관 등 제3기관이 대량으로 보유, 관리하여 외부 해킹으로 인한 대량의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상존한다. 이에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개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이상적인 대안으로 DID 인증 기술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