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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과 디자인으로 문제를 해결하다

다이슨

스스로를 브랜드라고 부르지 않는 브랜드, 다이슨은 오로지 제품으로 불리길 원한다. ‘일상 생활 속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을 기업철학으로 127년 동안 변화가 없었던 선풍기로부터 날개를 빼앗으며, 공학을 통한 혁신을 이룬 것이 모두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공학이란 학위가 아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상태라고 설파하는 설립자 제임스 다이슨은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영국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디자이너였다. 그러나 공학과 디자인이 장기적으로 회사를 살리고 나아가 국가를 살리는 힘이라 믿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공학보다 먼저임을, 그것이 혁신의 순서임을 몸소 증명해 왔다.

서상우(칼럼니스트)사진셔터스톡

뒷마당에서 탄생한
사이클론 신화

제임스 다이슨의 기억에 의하면 사물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 것이 9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라고 한다. 당시 주변에 아버지가 없는 유일한 아이였던 그는 남과 다른 존재였다. 그래서 뭐든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국왕립예술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동기들과는 다르게 목재를 가지고 놀다 플라스틱에 관심을 가지며 자연스럽게 산업디자인에 빠져들었다. 이렇듯 남다른 사고로 성장한 그의 눈은 청소기 하나도 남들과 다르게 보았다.
1978년 비 내리던 어느 오후, 후버사에 서 만든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던 중 먼지가 먼지봉투의 미세한 구멍을 막으며 흡입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뒤 제재소에서 공기회전을 이용해 공기와 톱밥을 분리하는 사이클론 시설을 보고, 뒷마당 창고에서 무려 5년간 시제품 5,127개를 실패한 후 1993년 5,128번째가 성공하며 ‘사이클론(Cyclone)’ 방식의 진공청소기를 만들었다. 이것이 그 비싼 다이슨 무선 진공 청소기의 신화탄생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

세계 최초의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DC01’은 기술기업 다이슨을 설립했고, 오늘날 매출액 44억 파운드(6조 3,841억 원. 2018년 기준), 직원 12,000명 이상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효자 상품이다.
제임스 다이슨의 관심사는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고, 그래서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 제품들에 있다. 그들을 끈질기게 관찰하여 남들이 그냥 지나쳐 버리는 문제를 푸는 데 혁신의 실마리가 있다고 믿는다.
진공청소기에서 먼지봉투를 제거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다이슨의 기술 혁신은, 디지털 모터 개발과 날개 없는 선풍기, 공기청정기, 헤어 드라이어와 헤어 스타일러 등으로 이어져 왔다. 역시나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Problem Solving Technology) 개발’ 철학과 이를 뒷받침하는 끊임없는 기술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다이슨 기술개발센터는 그의 이런 집념의 현재형이다. 다양한 제품의 성능·내구성 테스트를 위한 시설과 유체역학, 음향, 여과, 전기, 로봇 및 소프트웨어 기술 연구를 위한 첨단 시설과 다이슨이 세계적으로 보유한 5,000여 명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 중에 800명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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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기술공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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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사에 의하면 영국 내 관련 직종으로 진출하는 공학자들의 수는 매해 69,000명씩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많은 영국 내 기업들이 다른 나라 출신의 인재들을 고용하고 있다. 다이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이슨 기술공학대학을 설립했다. 2017년 9월 개교한 이 캠퍼스는 신입생 34명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200명 이상의 학생이 수업을 받고 있다. 총 4년의 학부 커리큘럼으로 각 분야 전문가이자 영국 워릭대학교에서도 교육을 병행하는 다이슨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로부터 가르침을 받는다. 첫 2년 동안은 기본 공학원리를 학습하고, 나머지 2년은 전자·기계 엔지니어링을 공부한다. 동시에 다이슨 엔지니어와 과학자들로 구성된 R&D팀과 다이슨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수를 받으며 실제 업무를 진행한다. 그러나 공학자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목적인 까닭에 졸업 후에 반드시 다이슨에 입사할 의무는 없다.

얼마 전 다이슨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전기차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충격을 안겨줬다. 2016년 20억 파운드(약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혀 다른’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한 이후 신규 인력 500여 명을 투입하며, 투자금 중 절반은 자동차를 설계하는데, 나머지 반은 전기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사용해온 다이슨의 입장에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출시를 코 앞에 두고 포기를 한데는 미래차로 옮겨가는 자동차 시장의 적자생존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 선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그 인력과 비용을 다시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고, 그래서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제품에 쏟겠다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 제임스 다이슨의 선택은 어쩌면 현명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익숙한 제품에서 어떤 것을 빼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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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이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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