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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의료지도를 바꿀
의료 인공지능

인술과 기술의 대립에서
협업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이 폭넓게 사용되면서 인공지능(AI)은 수많은 기업들에게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 의료분야는 지난 수 십년 동안 눈부신 기술 발전을 경험해 왔다. 의료분야의 인공지능 도입으로 의사들이 설자리를 잃는 것은 아니냐는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지만, 적용되는 분야마다 인공지능의 진단 정확도도 다르고 무엇보다 환자와의 소통이 중요한 까닭에 아직은 인공지능에 100% 의존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5G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면 의료분야 역시 새로운 국면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상우(칼럼니스트)

인간의 능력과 인공지능의
판단능력 사이의 균형
다양한 의학 연구에 의하면 의료 종사자가 수행하는 활동의 약 50%를 자동화할 수 있다 하니 이제 의료계의 대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환자가 적절한 치료와 회복을 거치려면 몇 가지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먼저 테스트 및 인터뷰를 통해 환자 데이터 수집, 테스트 결과 처리 및 분석,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소스 활용과 적절한 치료 과정 해결, 선호하는 치료 방법 준비 및 관리, 환자 모니터링, 사후 관리, 후속 조치 등이다.
이 과정의 상당수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의료 및 건강 관리 부문의 과도한 자동화는 예상 결과를 산출하지 못한다는 허점이 있다. 따라서 의료 전문가인 인간 능력과 인공지능의 판단 능력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공지능은 피드백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피드백에는 여러 백엔드(Back-end : 연구개발의 최종 단계) 데이터베이스 소스, 임상의, 의료 전문가 및 연구기관의 리뷰가 포함된다. 의료 AI 시스템은 항상 실시간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최신 상태로 유지될 수 있어 시스템의 품질을 실시간으로 향상시키는 장점 또한 있다. 일부에서 윤리적인 관점을 내세워 의료분야의 인공지능 적용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현재 의학에서 이 기술의 사용을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효과적인 모니터링과 적절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야 한다.
한국엔 루닛이 있다
프리벤트 시니어(Prevent Senior) 병원은 브라질 상파울루에 8개 이상의 병원을 보유한 대형 병원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인공지능 업체 루닛(Lunit)의 폐 비정상 소견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루닛 인사이트 CXR’을 도입해 코로나19 의심환자의 확진 여부를 진단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단 몇 초 만에 분석해 폐렴 등 폐의 비정상 소견을 97~ 99%의 정확도로 검출해 준다. 올해 3월 기준 전 세계 80개국에서 300만 장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했다고 하니 루닛의 인고지능 알고리즘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 인재원에 마련된 대구·경북 제3생활치료센터에서 이 알고리즘을 만날 수 있다. 94%의 정확도로 20초 이내에 엑스레이 영상 판독 결과를 보건소에 제공하여 지역 단위에서 코로나19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루닛은 유방 촬영 영상을 분석해 유방암 의심 부위를 검출하는 ‘루닛 인사이트 MMG’도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 의료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알고리즘은 5만여 명의 유방암 환자를 포함해 총 20만 명의 유방 촬영 영상을 딥러닝으로 학습해 악성종양만 97%의 정확도로 검출, 판독 한다고 한다.
버추얼 레지던트가 온다
이스라엘과 미국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래드로직스(RADLogics)도 루닛과 견줄 만한 업체이다. 래드로직스는 폐의 CT 영상을 관찰하고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유명하다. CT, MRI, 엑스레이 등 의료영상을 머신러닝으로 분석하고 리포트를 만들어주는 ‘버추얼 레지던트(Virtual Resident)’라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 러시아의 의료기관에 이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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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테스트 결과 기존 테스트에서 음성반응을 보였던 사람 가운데 48%가량을 양성으로 진단해 98%의 정확도로 숙련된 전문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전문의가 폐의 CT 영상 30여 장을 판독하는 데 보통 15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20초 이내에 판독 결과가 나오는 인공지능의 활약은 의사들의 격무를 줄이고 의사 부족 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인술을 뛰어넘는 기술
인공지능이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각종 암과 안구질환, 당뇨병 등 그 범위가 매우 넓어지고 있다. 스탠포드 연구진은 심장 초음파 영상을 고도로 훈련된 심장전문의처럼 판독할 수 있는 딥러닝 알고리즘 ‘에코넷 다이내믹(EchoNet-dynamic)’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를 ‘네이처’ 최신 호에 실었다. 심장이 혈액을 펌핑하는 속도를 의미하는 ‘심박출률(Ejection Fraction)’의 차이를 통해 정상적인 심장박동, 심장의 심장근육병증, 심박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발생하는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진단한다.
구글은 수 년 전부터 촬영을 기반으로 당뇨병 환자의 안과질환과 폐암을 진단하는 딥러닝 솔루션을 개발했고, 최근 미국과 영국의 병원과 협력해 유방 엑스레이 촬영술을 활용한 유방암 진단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네이처에 발표했다. 영국에서 76,000명, 미국에서 15,000명의 유방암 환자들의 유방 엑스레이 영상을 인공지능이 훈련하고 28,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적용한 결과 방사선 전문의보다 정확하게 유방암을 진단했다. 실제로 6명의 방사선 전문의가 찾아내지 못한 비정상 소견을 이 인공지능이 찾아내어 기술이 인술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이 놀라운 진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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