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인류 멸종의 다양한 징후 가운데 하나라고 단정하는 김누리 교수의 말에 최근 재확산을 지켜보며, ‘이 위기는 극복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마치 현실화되는 듯 절망이 엄습했다.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서유럽에서는 생명 대멸종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서유럽의 학자들은 2050년이 최종적인 생명 대멸종의 해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어요. 과거 빙하기와는 달리 코로나는 자연현상으로 생긴 게 아니라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대멸종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 유럽에 갔을 때부터 이런 경고를 많이 듣곤 했는데, 어쩌면 우리에게 22세기는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놀라운 건 유럽에서는 이미 10년 전에 그런 비관적인 경고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10년을 한국사회는 어떻게 지나왔을까?
“그 당시 한국은 테크노피아 즉, 기술이 구현하는 유토피아라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빠져 있었죠. 그래서 현재 우리의 충격이 더욱 큰 겁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생명 대멸종과 같은 근거 있는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조차 거의 들려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 코로나가 주는 경고의 울림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