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치바 도심에는 약 1km에 달하는 보행자 전용도로가 있다. 1970년대 초반, 상업지역 도로에 꽃과 나무를 심고 자동차 진입을 차단하면서 조성된 이 도로는 현재는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는 거리이지만 처음에는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상인들의 기우와는 달리 현재는 시민 소통공간이자 주말에는 각종 공연과 행사가 열리는 관광명소로 이름이 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쿠리치바의 보행자 전용도로를 벤치마킹하여 서울시 등 국내 각 도시의 번화가에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기도 했다. 보행자 전용도로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 또한 잘 갖춰져 있다. 맹인을 위한 보도블록도 있고 휠체어가 이동하기 쉽게 시설들이 정비되어 있다.
쿠리치바의 도시계획은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의 기능을 제한한 데서 시작되었다. 주거지역의 면적을 제한하고 하루아침에 자동차 전용도로를 없애 사람 중심의 거리를 조성하였다. 당연히 이러한 불편함을 너그러이 이해할 도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쿠리치바 시민들이 이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던 건 다름아닌 아이들 때문이었다. 차도가 보행자 도로로 바뀌던 주말, 그 도로 위에서 어린이 사생대회를 열어 쿠리치바의 다음 세대를 위해 어른들의 욕심을 내려놓게 한 것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쿠리치바의 보행자 도로 위 사생대회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