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58 SPRING 2021

#클래쓰

컬러로 물드는 네온사인 만들기

 

합이 착착 맞는다는 네 살 차이. 박소연·김지수 주임은 4년 터울의 선후배 사이다.
이 두 사람이 오늘 배울 클래쓰는 ‘네온사인 만들기’.
다양한 모양과 컬러로 공간의 분위기를 띄우는데 그만인 오브제로
초보자도 쉽게 따라하지만 일일이 손으로 전선을 눌러가며 하는 작업이라 손 힘이 꽤나 든다.
그래도 반짝이는 완성품을 보니 손가락 아픈 것도 금세 잊을 만큼 뿌듯한 시간이었다.
편집부
사진 이복환

용감한 수호자들의 만남

2018년 총무부로 부서이동을 한 김지수 주임에게 박소연 주임의 존재는 천군만마였다고 한다. 처음 접하는 낯선 업무와 분위기에 마음은 분주한데 적응은 쉽지 않았던 시간들.
“이전 부서인 채권등록부에 있을 때는 시간에 맞춰 정해진 가이드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총무부 업무는 제가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계획적으로 업무를 하는 게 중요하죠. 익숙하지 않은 일을 계획적으로 한다는 게 쉽지 않아 조금 힘들었어요.”
그럴 때마다 짠 하고 나타난 든든한 지원군이 박소연 주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주임이 오기 전까지 총무부에 여직원은 오로지 박 주임 혼자였기에, 김지수 주임은 그녀에게도 든든한 뒷심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선배나 다른 동료들도 제가 총무부에서 일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죠. 그렇지만 여자들끼리 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와 감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함께할 수 있어서 저에게도 김 주임은 너무나 든든한 동료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 검사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ISFJ’로 나왔다. ‘용감한 수호자’형인 이 둘은 꼼꼼하고 섬세하며 감수성이 풍부한 유형이다. 그래서인지 손재주와 감각이 필요한 네온사인 제작도 쉽게 따라한다.

이제까지 몰랐던 소질 발견

시작은 네온사인의 뼈대가 되는 ‘도안 고르기’이다. 이미 준비된 수 십 장의 도안 중 각자가 원하는 것을 고르는데, 마음에 드는 도안이 많아 두 사람은 심사숙고가 한창이다. 1차로 각자 여러 장을 골랐는데, 모두 귀여운 캐릭터들. 이중에서 난이도를 감안한 최종 선택은 박소연 주임이 곰돌이 푸우를, 김지수 주임은 스누피를 골랐다.
곰돌이 푸우는 컬러가 2가지 들어가고 스누피는 3가지 컬러가 필요하다. 총 8개의 컬러 중 핑크와 옐로로 푸우를, 하늘색과 핑크, 옐로로 스누피를 만들기로 했다. 각자가 고른 도안 위에 투명 아크릴판을 깔고 아크릴판 밑의 도안의 라인을 따라 전선을 붙이는 작업이 시작된다. 클래쓰의 대부분의 시간이 여기에 할애가 될 만큼 꽤나 높은 집중도와 노동이 필요하다.
전선은 어두운 면과 밝은 면으로 되어 있는데 이 밝은 부분이 위로 보이게 붙여야 한다. 먼저 도안에서 시작점을 정하고 이 시작점을 중심으로 전선을 한쪽 방향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테이프로 붙인다. 전선이 구부려지는 곡선 부분은 니퍼를 이용해 라인을 맞추는데 꽤나 힘이 필요한 작업이다. 한 시간 가까이 소요된 이 작업에서 뜻밖의 소질을 발견한 김지수 주임. 선생님의 도움이 없이도 척척 잘해낸다.

서로 다른 컬러의 전선들이
교차되는 부분에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잘못 엉키면 불을 켰을 때 한 컬러가
다른 컬러의 빛을 막을 수 있어서이다.
3년 가까운 시간을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서로가 빛날 수 있도록
때로는 누군가가 비켜 서 있던
순간들이 많아서 였을 것이다.

고운 빛이여,
오래오래 빛나라

한 컬러의 전선을 붙이는 작업이 마무리되면 전원의 불을 끄고 가위로 선을 자른 후 투명캡을 꽂아 마무리한다. 이어 다른 컬러의 전선을 같은 방식으로 붙이면 된다. 각자가 고른 컬러의 전선을 다 붙이면 이제 붙였던 테이프를 하나씩 떼어가며 그 자리를 순간접착제로 바른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접착제를 너무 많이 붙이면 아크릴판에 접착제 흔적이 남아 보기 좋지 않다. 살짝만 발라 빠르게 고정하는 게 실력이면 실력.
3개 컬러의 전선을 사용해 시간이 더 걸릴 줄 알았는데 하나 더 적은 수를 선택한 박 주임과 동시에 끝낸 김 주임. 그렇지만 전선의 꼬임을 자세히 보면 곰돌이 푸우가 훨씬 복잡함을 알 수 있다. 서로에게 칭찬과 격려를 쏟아내며 마무리한 두 사람. 이제 두근두근 완성품에 불을 켤 시간이다.
실내 조명을 끄고 전원에 불을 켜니 선명하고 예쁜 컬러의 푸우와 스누피가 빛을 발한다. 너무 귀여운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는 두 사람. 예쁘게 완성된 네온싸인의 빛이 두 사람의 웃음소리처럼 경쾌하다.
선을 붙이는 작업 중 서로 다른 컬러의 전선들이 교차되는 부분에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잘못 엉키면 불을 켰을 때 한 컬러가 다른 컬러의 빛을 막을 수 있어서이다. 3년 가까운 시간을 두 사람이 4년이라는 연차를 뛰어넘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한 쪽 방향으로 강요하지 않고 서로가 빛날 수 있도록 때로는 누군가가 비켜 서있고 양보했던 순간들이 많아서였을 것이다. 긴 시간 두 사람이 만든 빛이 여러 가지 색으로 오래오래 서로에게 머물기를 바란다.

발행인이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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